헬스 리터러시란 무엇인가?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란 개인이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스스로 탐색하고, 이해하며,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단순히 건강 정보를 지식으로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실천 중심의 건강관리 역량까지 포함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검색 포털, 유튜브, 블로그,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건강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병원 안내문, 의약품 설명서, 건강기능식품 라벨, 온라인 광고 등은 모두 건강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들입니다. 하지만 정보의 양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허위 정보나 과장된 콘텐츠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헬스 리터러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며, 실천으로 연결하는 지식적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헬스 리터러시의 네 가지 핵심 기능

- 정보 탐색(Navigation)
건강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알고, 적절한 정보를 스스로 검색하고 접근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 정보 이해(Comprehension)
의료 용어나 약품 설명서, 건강 콘텐츠의 내용을 정확히 해석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 정보 평가(Evaluation)
건강 정보의 출처, 과학적 근거, 신뢰도 등을 판단하여 정확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입니다. - 정보 활용(Application)
파악한 건강 정보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가 ‘염분 제한 식단’에 대해 조사할 때, 블로그나 영상 콘텐츠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품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단을 구성하는 것까지가 헬스 리터러시에 포함됩니다.
디지털 시대, 헬스 리터러시의 새로운 과제

최근에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병원 예약, 건강검진 결과 확인, 백신 접종 내역 조회 등 많은 보건의료 서비스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정보 소외 계층은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정보 격차가 생기고, 이는 곧 건강 격차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헬스 리터러시는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강 형평성과 직결된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헬스 리터러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헬스 리터러시 수준이 낮은 개인은 질병 예방이나 조기 진단, 치료 순응도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헬스 리터러시 향상이 만성질환 발생률을 낮추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헬스 리터러시는 저소득층, 고령층,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건강 취약계층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계층일수록 정보 접근성과 해석 능력이 떨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잘못된 건강 정보를 믿는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제 기구 및 국가별 정의와 활용

세계보건기구(WHO)는 헬스 리터러시를
“개인이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정보를 탐색하고, 이해하며,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
이라고 정의합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정보에 기반한 건강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찾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능력”
이라고 밝히며, 헬스 리터러시를 국민 건강 증진의 핵심 개념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헬스 리터러시 향상 지수(European Health Literacy Survey)를 통해 각국의 국민 정보 이해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아직 헬스 리터러시에 대한 국가 단위의 종합적 조사나 표준화된 지표가 미비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과제

한국에서도 일부 보건소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헬스 리터러시 교육이 시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 국민 대상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나 콘텐츠 플랫폼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디지털 기반의 건강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정보 활용 능력이 낮은 고령층이나 정보 취약 계층의 소외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헬스 리터러시는 더 이상 전문가나 학계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체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 스스로가 정보의 수용자에서 나아가 비판적 사고를 가진 건강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과 환경 조성이 절실합니다.
결론: 건강한 정보 활용은 정확한 해석에서 시작됩니다

헬스 리터러시는 단순한 정보 이해력을 넘어, 건강한 사회를 위한 실천적 기반이 되는 능력입니다.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 정책을 수립하는 공공기관,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자 모두가 이 개념을 중심에 두어야 하며, 국민 역시 정보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판단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는 신뢰에서 출발하고, 그 정보를 실천으로 연결하는 힘이 바로 헬스 리터러시입니다.
이제는 정보의 양보다 정보를 해석하고 실천하는 질적인 역량이 건강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